10만원 배상 끝내 거부한 쿠팡, 국회는 즉각 집단소송법 제정하라
- 언론에 따르면 지난 11일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피해 고객들에게 1인당 10만 원을 배상하라는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 조정안을 끝내 거부했다. 쿠팡 측은 “그동안 기울인 선제적인 노력과 더불어 조정안 수용에 따른 대내외적 파급효과를 고려했다”고 설명했지만, 이는 결국 5천 원에 불과한 쿠폰 제공으로 자신들의 보상책임을 면피하려는 변명이다. 쿠팡이 5만원 상당이라고 홍보한 쿠폰은 쿠팡 전상품 5천 원, 쿠팡이츠 5천 원, 쿠팡트래블 2만 원, 알럭스 2만 원으로 구성된 것으로, 보상이라기보다는 피해자들을 자사의 다른 서비스로 유인하거나 탈퇴한 피해자들을 다시 쿠팡으로 끌어들이고, 추가로 돈을 더 쓰도록 유도하는 ‘꼼수 쿠폰’에 불과했다. 결국 쿠팡이 제대로 된 피해보상을 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옵트아웃 방식의 집단소송법 도입이 답이다. 국회는 9월 정기국회 내에 즉각 집단소송법을 처리하라.
-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가 권고한 10만 원 조정안도 피해자들과 소비자·시민단체들 입장에서는 수용하기 어려운 안이었다. 최근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손해배상 사건에서 법원이 정신적 피해에 대해 10만 원의 보상을 판결해왔지만, 이번 쿠팡 사건은 이전의 사례와 비교할 때 3,750만 명에 달하는 역대급 피해규모, 외부 해킹이 아닌 내부 인증키 관리 부실로 인한 책임의 중대성, 연락처, 주소 뿐 아니라 공동현관 비밀번호, 주문내역 등 유출된 개인정보의 민감성, 5천 원의 기만적인 쿠폰을 제공하면서 미국 정재계 금품로비를 통해 책임을 축소하려는 반성없는 태도 등을 감안할 때 최소 30만 원 이상의 피해보상이 이뤄져야 하는 사안이었다. 그런데도 쿠팡은 이마저도 거부하면서 전국민을 상대로 끝장 민사소송을 벌여보자는 선전포고를 한 것이다.
- 정작 쿠팡은 뒤에서는 피해자 보상을 위한 최소한의 조정안마저 거부하면서, 앞에서는 자사의 보안체계 혁신과 신뢰제고를 위해 전문가 자문위원회를 출범한다는 홍보기사만 내보내고 있다. 보안체계 혁신과 전문가 자문은 개인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진작부터 시행했어야 할 당연한 조치다. 쿠팡과 같은 기업들이 사전적인 보안투자를 소홀히 하고 대규모로 개인정보가 유출된 후에야 사후약방문 식으로 보안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하는 것은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 결국 핵심은 OECD 국가 대부분이 도입하고 있는 집단소송제도를 도입하여, 피해보상액보다 사전 보안투자를 확대하는 것이 기업에게 더 이익이 되도록 구조를 바꾸는 일이다.
- 지난 해부터 SK텔레콤, 쿠팡, 듀오, 티빙과 같은 민간기업 뿐 아니라 중소벤처기업부가 운영하는 ‘모두의 창업’,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 등 공공영역에서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 발생한 티빙 사태의 경우에는 국회가 올해 상반기에만 집단소송법을 제정했어도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사건이었다. 쿠팡의 경우에도 집단소송법이 제정되어 막대한 손해배상이 예상되는 상황이었다면, 쿠팡이 이번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 과정에도 적극 참여해 어떻게든 보상을 하고 마무리하려는 모양새를 취했을 것이다. 미국의 경우에도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사고에서 기업이 끝까지 소송으로 가기보다는, 기업이 감당가능하면서도 피해자들도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보상합의로 해결되는 사례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정부와 국회는 더 이상 말로만 기업의 책임을 이야기하지 말고 집단소송법을 하루 빨리 제정하여 자신들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 국회는 이번 9월 정기국회 내에 즉각 집단소송법을 제정하라. 그렇지 않다면 앞으로 발생하는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사태의 책임은 가해 기업 뿐 아니라 국회에도 있음을 명심하라. 끝.
소비자 보호를 위한 집단소송법 제정연대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한국소비자연맹, 대한어머니회, 미래소비자행동, 한국부인회,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체, 소비자공익네트워크, 소비자교육중앙회, 소비자시민모임, 한국소비자교육원, 한국YWCA연합회, 한국YMCA전국연맹, 한국여성소비자연합) 경실련, 디지털정의네트워크, 민생경제연구소,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정보인권연구소, 참여연대